진통제

가벼운 찰과상에서 느껴지는 통증에서부터 암으로 인한 참을 수 없는 고통의 통증까지 통증의 정도는 다양하다. 이러한 통증을 억제하는 약물이 진통제이다.

마약성 진통제

진통제의 효시는 아편에서 분리된 모르핀(morphine)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05년 아편에서 분리된 모르핀은 천연물에서 순수물질이 분리된 최초의 것으로 현대적인 의미에서의 약의 탄생으로 볼 수 있다.

아편은 양귀비에서 채취된 진액으로 19세기 영국과 중국 사이에 있었던 아편전쟁의 원인이 되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편 중 모르핀은 진통작용이 우수하지만 탐닉성이 강하기 때문에 마약성 진통제로 분류된다.

마약성 진통제는 통증을 느끼는 가장 최종 단계인 뇌를 직접 마비시켜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작용하는데, 진통효과보다 마약이 지니는 황홀감에 한번 중독이 되면 정신적·육체적으로 약의 노예가 되어 버리고 만다. 점점 사용하는 횟수와 복용량이 늘어나게 되고, 복용을 중단하면 금단증상이 나타나 고통에 빠지게 된다. 이 때문에 아편을 계속 복용할 돈을 구하기 위해 범죄행위도 불사하게 된다.

그래서 모르핀의 강력한 진통작용은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탐닉성은 없는 물질을 얻어내기 위한 시도들이 이어졌는데, 1832년 코데인, 1848년에 파파베린 등 아편 알칼로이드들이 분리되었다. 그러나 이들은 진통작용보다는 진해작용1(코데인), 지사작용2(파파베린)의 약들로 사용되어 왔다.

해열진통제

한편 이와는 달리 비마약성 진통제들의 개발도 이어졌다. 우리가 광고에서 흔히 접하듯 두통, 생리통, 치통뿐만 아니라 근육통, 관절통, 요통, 해열 등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진통제들이다.

우리 몸 내부에 이상이 생기거나, 외부로부터의 충격, 병원균의 침입 등이 생기면 프로스타글란딘, 브라디키닌 등의 물질이 방출되어 뇌로 신호를 전달하는데, 이들 물질은 통증과 함께 발열, 염증도 일으킨다. 그래서 대부분이 진통작용과 함께 해열작용, 소염작용을 동시에 갖고 있어 해열·소염·진통제라고도 불리는데 그 구조에 따라 살리실산계, 아닐린계, 피라졸론계 진통제로 대별된다.

살리실산계 진통제에는 아스피린(Aspirin)이 대표적이다. 서양에서는 옛부터 버드나무 껍질을 통증을 없애는데 사용해 왔는데 버드나무 껍질의 유효성분인 살리신에서 살리실산이 실험실적으로 제조되었고, 1898년 호프만에 의해 살리실산의 위점막 자극성을 약화시켜 나온 것이 바로 아세틸살리실산, 아스피린이다.

아스피린은 진통작용뿐만 아니라 해열, 소염작용도 모두 갖고 있어 100여년 동안 감기, 두통, 근육통, 관절염 등에 두루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아스피린은 위점막 자극으로 인한 위궤양 등의 위장장애, 혈소판 기능저하로 인한 출혈, 특히 어린이에게는 레이증후군3을 일으킬 수 있어 한 때 사용이 미미해졌으나 근래에는 아스피린을 저용량 사용할 때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증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다시 아스피린의 명성을 잇게 되었다.

아닐린계 진통제 중에서는 페나세틴(phenacetin)과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이 대표적이다. 특히 아세트아미노펜은 소염작용은 없으나 아스피린과 같은 정도의 해열·진통작용을 가지고 있고 다른 진통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어 어린이의 해열제뿐만 아니라 감기약에도 많이 사용되는 약물이다. 타이레놀이 대표인 상품명이다.

피라졸론계 진통제에는 아미노피린, 설피린, 이소프로필안티피린 등이 있는데 이 계열의 약물은 약효는 좋으나 무과립구증4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나중에 보고되어 현재는 그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흔히 피린계라고 한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피부질환에 사용되는 연고제나 관절염 등 각종 염증의 치료시에 사용되는 스테로이드성 항염증약물(부신피질호르몬제)은 염증을 가라앉히는 항염효과는 우수하지만 여러 부작용이 많아 이들 약물과 구별하기 위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라고 부르는 진통제이다. 이부프로펜(ibuprofen), 메페남산(mefenamic acid), 인도메타신(indomethacin), 나프록센(naproxen)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부프로펜은 소아의 해열제, 감기약으로 자주 사용되며, 이 계열의 약들은 근육이나 관절 등의 통증, 염증 제거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붙이는 파스류 중에도 이들 성분이 들어 있는 것이 많다.

진통제 복용시의 주의점

1. 통증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한 후에 복용한다.
통증이 생겼을 때에는 통증의 근본적인 원인인 병을 제거하는 것이 더 중요한데 진통제를 복용해서 통증이 없어지면 병이 나은 것처럼 착각해서 병의 치료를 소홀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각 약물들의 부작용에 주의한다.
아스피린 : 어린이, 특히 독감, 수두 등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있을 때, 위장장애 환자, 통풍 환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세트아미노펜 : 부작용이 적으나 과량 복용시에는 간독성이 있으므로 적량을 복용한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 위장장애 환자, 출혈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 다. 임신부, 수유부는 사용하지 않도록 한 약물이 있으므로 확인하고 복용한다.

3. 같은 진통제를 계속 복용하지 않도록 한다.
진통제의 부작용은 약물에 따라 다른데 한 진통제를 계속 복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한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주) 1. 진해작용 : 기침억제작용
2. 지사작용 : 설사억제작용
3. 레이증후군 : 뇌염과 간염의 증세로 나타나며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다. 바이러스성 감염이 있는 어린이가 아스피린을 복용할 때 발병 가능성이 높다.
4. 무과립구증 : 백혈구의 극심한 감소로 인체는 감염에 대해 방어할 수 없게 되어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다.